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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선진국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한빛비즈

집필서

판매중

  • 저자 : 박태웅
  • 출간 : 2021-08-01
  • 페이지 : 228 쪽
  • ISBN : 9791157845286
  • 물류코드 :3346
  • 초급 초중급 중급 중고급 고급
5점 (1명)
좋아요 : 29

GDP 세계 9위, 

대한민국은 정말 선진국이 된 것일까?

 

 BTS는 한국어로 부른 노래로 빌보드 1위를 거뜬히 해낸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는 로컬이잖아”라고 말하며 천연덕스럽게 감독상과 작품상을 포함해 4개의 아카데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K-방역은 세계를 선도한다. 바이든을 비롯해 선진국의 많은 지도자들이 한국을 본받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의 경제규모(GDP 기준)는 세계 9위로 올라섰고, 우리 앞에는 이제 여덟 나라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선진국이 된 것일까? 

 

느닷없이 선진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을 위한 조언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다. 앞보다 뒤에 훨씬 많은 나라가 있는 상태, 베낄 선례가 점점 줄어들 때 선진국이 된다.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서른이 넘은 사람이 아침저녁으로 키를 재고 있다면 어떨까? 경제 발전의 어느 단계까지는 양적 성장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볼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문턱으로 들어선다면 GDP 하나만을 재고 있어선 안 된다. 이제는 볼륨이 1순위가 될 순 없고 되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사회의 건강을 재는 역사적으로 입증된 가장 훌륭한 척도는 그 사회의 중산층 비중이다. 허리가 튼튼한 사회가 늘 가장 건강했다. 국정의 최고 지표로서도 아주 훌륭하다. 이 목표를 향해 다른 정책들을 줄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문제에서 IT 문제까지 

대한민국 사회와 경제, 시스템을 위한 큰 생각 

 

선진국이 될 때까지 한국은 지독하게 달려왔다. 바람처럼 내달린 몸이 뒤쫓아오는 영혼을 기다려줄 때다. 해결해야 할 ‘문화지체’들이 언덕을 이루고 있다. 저자는 IT 전문가로서 지금 한국 사회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선진국으로 판단할 핵심 지표는 무엇인지, 우리의 사회 시스템은 무엇이 문제이며,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를 다양한 팩트와 인사이트로 날카롭게 짚어낸다.

박태웅 저자

박태웅

 

 

KTH, 엠파스 등 IT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을 거쳐 현재 녹서포럼 의장을 맡고 있다. 녹서포럼은 당대 사회가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들, 정의 내려야 할 문제들을 드러내는 토론과 공론의 장이다. 2021년 정보통신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하였다. 저서로 《눈 떠보니 선진국》, 《박태웅의 AI 강의》 등이 있다. 

제1부 선진국의 조건 

눈을 떠 보니 선진국이 되어 있었다 

신뢰자본을 제대로 쓸 때다 

참된 선진국의 조건, 뉴런의 자유결합 

셰익스피어가 필요한 때 

 

제2부 고장난 한국 사회 

물은 땅이 패인 모양을 따라 흐른다 

 - 한국 사회의 고장난 인센티브 시스템

AI 시대의 교육 

 - 한국 교육의 치명적인 3가지 결핍

경로의 저주 

 - 사람이 길을 만들고, 길이 사람을 만든다  

3개의 질문 

코로나 시대의 재정 정책 

 

제3부 AI의 시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께 

In the age of AI

AI와 알고리듬의 작동원리

기계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 데이터 공개의 제 1원칙

컴퓨팅적 사고능력의 시대 

 -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

문제는 생태계다 

 -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쇠락의 원인들

네트워크의 시대, 암호의 시대 

멈출 수 없다

UNCTAD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격상시킨 현 시점에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일지 그 화두를 엮은 책이다.

GDP 기준 세계 9위 수준의 경제 규모에 BTS, K-pop, 봉준호, 킹덤으로 대표되는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저자가 던지는 다양한 제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주제를 먼저 언급해보려 한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다. 앞선 선진국이 몇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더이상 베낄 선례가 없거나 점점 줄어드고 있기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일례로 독일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산업 4.0”이라는 백서를 출간하기 전 2년 간 “노동 4.0”이라는 녹서를 내놓고 공기업, 협회, 일반 기업, 학문 분야의 전문가, 일반 시민 등 사회 각 계층에서 광범위한 토론에 참여하였다.

정책 입안자 혹은 일부 전문가의 편향을 깨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2년의 과정은 미처 지나칠뻔한 맹점을 보완함은 물론 다양한 사회 계층의 합의를 이끌어내기에도 제 격인 과정이라 생각한다. 더이상 베낄 곳이 없는 선진국의 모습이다.

수십 년 간 빠름과 효율성만 강조해 온 우리 사회에 백서 하나를 위해 2년의 시간을 허락해 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인슈타인은 세상을 구할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을 문제를 정의하는데 쓰고 나머지 5분을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쓴다고 했다. 더이상 “어떻게”가 아닌 “왜”,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간이 되었다.

그 외에도 저자가 사회에 던지는 제언은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이 중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했던 몇가지 주제를 추려본다.


  • 협상을 가르치는 사회
    공교육을 대학까지 마치고도 계약서 한 장을 제대로 못쓰고, 취업을 위해 애쓰지만 노동법은 읽어 본 적도 없는 우리의 교육에는 문제가 많다. 협상하는 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 사람간의 믿음이 10% 오르면 GDP가 0.8%가 오른다
    2011 ~ 2013년 동안 범행 액수가 3백억 원이 넘었던 11명은 전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반면 직위가 낮을수록 더 많은 실형을 살았다.

    독일에는 “법질서 방위”라는 개념이 있다. 국민들의 법에 대한 믿음을 의미하는데 이를 거스르면서 집행유예를 내려선 안된다.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판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높은 곳에 계시는 분들의 이해되지 않는 기준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믿음을 형성할 수 있을까?

  • 창발성과 문화 강국
    • 최신 연구에 따르면 창발성의 정체는 머리 크기, 뇌 주름 갯수, 뇌세포의 개수 등이 아니라 뉴런의 자유결합 정도에 달려있다고 한다.

    • “넘버3”,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로 이어지는 한국영화는 1996년을 기점으로 황금기에 접어든다. 96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전 검열이 폐지되었고, 공연윤리위원회도 사라졌다.

    • 사전심의 폐지가 사라지자 K-pop이 한류 열풍을 일으켰고, 아이돌과 기획사 간 표준계약서라는 민주화와 투명화는 세계적 아이돌 재목들을 한국으로 이끌었다.

    • 우리 글은 거의 모든 문장이 “다”로 끝난다. 옛 글로 올라가면 “가”, “고”,”라”로 끝나는 문장들도 다양하다. 띄어쓰기는 충분히 이해할 수만 있으면 되지 불필요한 시간 낭비의 주체가 되어선 안된다. 어설픈 번역 문체를 타파하기 위해 우리 나라에도 세익스피어가 필요한 시기이다.

    •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신병을 확보했다.” 병은 사람을 짐승처럼 끌고 다닐 때 쓰는 도구다. 이런 표현 모르고 써도 되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다툴 때 시청자들은 알 수 없는 법조 용어들이 보도에 난무했다. 파기환송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돌려보냈다라고 하면 된다. 박근혜 탄핵안이 인용됐다는 보도에 태극기 부대가 박수쳤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있다. 검찰 개혁이 시대적 화두라면 그곳에 종사하는 이들의 정신 상태에 자극과 변화를 줘야 한다. 그들이 당연하다고 쓰는 “폼 잡는 말”을 우리가 먼저 뭉개버리면 된다.

  • 사람을 죽이는 편이 싸다.
    이선호 씨가 300kg 철판에 깔려 죽었다. 산재사망률은 OECD 최상위권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처벌 수준은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에 그친다. 오스트레일이라는 사람이 죽으면 최대 징역 25년, 최대 60억원의 벌금을 받는다. 사람이 죽어도 벌금 448만원 내는 나라 이대로 괜찮을까?

  • 강남 땅값은 왜 오르기만 할까?
    도시철도역이 3개 있는 동이 강남, 서초에는 60%가 넘는다. 양천구에는 단 1개동도 없다. 강남 땅값 잡는다고 하는 정책이 고작 KTX에서 SRT를 떼어내 3조의 비용을 쏟는 일이다. 고위공직자 40% 이상이 강남 노른자 땅에 집을 갖고 있다. 말과 행동이 다를 때는 행동을 보면 안다.

  • 선정적인 기사
    들어줄 사람이 없어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저자가 통렬히 지적했다. “헉”, “충격”, “경악”, “대박”, “혐오”,”~하면 생기는 일” 따위의 말이 제목이나 섬네일에 존재하면 난 읽지도 않고 거른다. 사람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며 세상에 악취를 풍기는 악마의 시스템이 생긴 배경에는 클릭 한 번에 돈 한푼이라는 공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언론사에 주는 돈이 3천억 정도란다. 정부가 한 해 쓰는 예산이 530조인데 0.05%로 악마의 시스템을 고칠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시도가 아닐까?

  • 경로 의존
    • 경로의존성이란 더 이상 적절하지 않게 된 과거의 법률, 제도, 관습, 문화가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 마부가 휘드르는 채찍이 행인을 때릴 우려가 있어 좌측통행했던 시스템이 자동차에 이어져 영국, 일본은 막대한 손해를 봤다.
    • 변호사 93.7%가 판결문 공개를 지지하는데 판사는 20.6%에 불과하다. 법복을 벗자마자 의견이 바뀐다면 논리 외 무엇이 있다는 뜻이다. 전관 비리에 대한 통계도 함께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서일까?
  • AI 시대
    • 미국 PBS - In the age of AI
    • 첫 번째 산업혁명이 Body 한계를 뛰어넘는 혁명이었다면 이번엔 Mind를 뛰어넘는 혁명이 찾아온다. 첫 번째 혁명이 인류에 더 나은 생활을 보장하기까지 90년이 걸렸다. 저자는 소셜 트윈을 만들어 안전장치가 있는 변화수용체계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 책은 때로는 일상에서 격하게 공감하고 때로는 변하지 않는 세상에 답답해했던 주제들이 담겨있기에 몇 시간 만에 금새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볼 주제도 있어 며칠에 걸쳐 곰곰히 생각하며 다시 읽기도 했다.

대한민국이 준비해 나가야 할 현안은 다소 무게감있어 제쳐두고서라도 세상의 변화를 나는 얼마만큼 인지하고 있는지 변화할 우리나라의 미래에서 나는 얼마만큼 준비하고 있는지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비록 학식이 짧지만 이런 부류의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켜야할 연구자들은 정확함을 담기 위해 애쓴다. 이 지식들이 논문이라는 형태로 등장한다.논문은 주제가 보통 한정적이고 주어진 전제와 환경이 명확하며 연구자와 피어 리뷰어 등의 철저한 검증을 거쳤음에도 공격을 받는다. 하물며 전사회 분야를 주제로 삼아 소신을 피력하는 책은 말해 무엇하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도 등장한다. 책에서 언급한대로 저자는 폼 잡는 말이나 띄어쓰기 따위의 낡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저자가 던지는 화두들 그리고 나름의 해답들에 대해 검증된 정확한 진실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책은 큰 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루틴한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미래의 인식을 얼마나 환기시켰냐에 초점을 맞춰 본다면 더 없이 시기적절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지금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에 대한 인식말이다.

저자는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이다. 한빛미디어는 누군가에게는 출판사 중 하나일지 모르지만 개발자인 내게는 그 이상이다.

수십 년 간 IT 중심의 신기술을 개발자 생태계에 빠르게 전달하여 대한민국의 IT 성장에 기여했음은 물론 다양한 밋업 행사와 리뷰어 활동을 통해 개발자와 끈임없는 소통을 시도해왔으며 그 피드백을 다시 책으로 반영하는 믿고 보는 책들을 출간하는 멋진 회사라 생각해왔다.

책을 읽으며 느낀 낡은 관습의 타파, 시대의 변화를 시기적절하게 인식하고 대응하는 안목과 같은 저자의 멋진 생각 그리고 같은 비전을 가진 함께 일하는 분들의 생각이 모여 지금의 한빛미디어를 만들어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챗바퀴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에게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의 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솔루션이나 해결책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일의 백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처럼 사회 각 계층이 무엇이 옳은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동력이 갖춰진다면 우리가 조금 더 행복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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