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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인터뷰

팀 오라일리와의 인터뷰: 새로운 시리즈 소개와 오픈 소스에 대한 이야기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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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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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5,401

자바랜치: 컴퓨터 전문서적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오라일리사의 창립자이자 CEO인 팀 오라일리를 소개합니다. 물론 오라일리는 출판사로서의 명성 이외에도 www.oreillynet.com를 통해 오라일리 네트워크라는 온라인 출판사업과 각종 신기술 컨퍼런스를 주관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사장을 맡고있는 팀 오라일리는 오픈 소스와 개방 표준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공공 영역에서의 소프트웨어 특허권과 지적 재산권 옹호에 반대하는 인물입니다.

우리는 브리티시 텔레콤(British Telecom) 주최의 강연을 앞두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짤막한 인터뷰를 시도했다.

자바 도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특히 캐시와 버트가 집필한 『Head First Java』는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비롯하여 평소 우리가 궁금하게 여기고 있었던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Head First Java
팀 오라일리: 지금까지 시장상황을 살펴보면 『Java in a Nutshell』을 비롯한 자바관련 도서들이 참 잘 팔리긴 했었지요.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려운 관계로 저희도 매출의 상당부분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프로그래밍 관련 도서들이 기타 분야들(윈도우 XP나 맥 OS X와 같은 운영 체제와 디지털 사진과 같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두각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빼앗겼습니다. 물론 『Head First Java』가 독자들의 주목을 받긴 했습니다만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 언급하기엔 좀 이른 시기인 것 같군요. 한 1~2년 전에 이와 같은 책을 출간했었다면 단연코 컴퓨터 분야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경제사정이 지금처럼 나쁘지만 않았어도 사람들은 이와 같은 혁신적인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에 사보았을 테니까요. 어찌 되었든 간에 좋은 책은 독자들이 제일 잘 알고있습니다. 『Head First Java』도 이제 최고의 자바책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러한 접근방식을 가진 책이 전 세계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그저 단순하게 자바만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바 이상의 것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Head First’ 시리즈는 이제까지의 책과는 정말 다른 혁신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학습해야 이해할 수 있는 핵심 개념과 같이 난해하고 복잡한 주제를 쉽게 가르쳐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접근법으로 학습해 나간다면, 어렵고 딱딱한 주제도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주제로 생각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개발자라면 자신들이 사용하는 개발도구를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문제는 ‘Head First’라는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영역으로 자바말고 어떤 것들이 있느냐는 것이었죠. 『Head First Java』를 기획할 당시 우리는 저자인 캐시, 버트와 함께 브레인스토밍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시간낭비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이 두 사람이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자바랜치: ‘Head First’ 시리즈 말고도 다른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시리즈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hacks’ 시리즈라고 하던데요.

팀 오라일리: 네 ‘hacks’ 시리즈도 상당한 선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4개월간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hacks’ 시리즈로는 『Google Hacks』가 있습니다. 물론 『Linux Server Hacks』『Mac OS X Hacks』도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책들이죠. 앞으로도 『Amazon Hacks』, 『EBay Hacks』, 『Wireless Hacks』, 『Windows XP Hacks』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hacks’ 시리즈가 출간될 예정입니다.

Linux Server Hacks
아직까지 ‘hacks’ 시리즈를 들어본 적이 없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이 책의 성격을 말씀드리지요. ‘hacks’ 시리즈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 및 노하우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을 단순한 웹 사이트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Google Hacks』라는 책은 정말 이상한 책으로 간주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구글은 그렇게 단순하게 볼 대상이 아니죠. 인터넷 플랫폼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주었으니까요. 이 소프트웨어는 살 수도 있지만 그냥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매일같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것이지요. ‘초보자가 사용하느냐’, 아니면 ‘전문가가 사용하느냐’처럼 누가 사용하는가에 따라 사용상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차이에 주안점을 두고 집필작업을 했지요.

자바랜치: 구글과 관련하여 좀 어두운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현재의 경기침체와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사람들이 더 이상 기술전문서를 사지 않는다고 합니다. 구글 검색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모두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데, 이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팀 오라일리: 물론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변화가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인터넷 발전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쳤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요. 아마도 이와 같은 추세와 흐름을 읽어낼 수 있으려면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레퍼런스류의 책들은 분명 구매량이 감소했지만 튜토리얼류의 책들은 지금까지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튜토리얼류의 책들을 꾸준히 찾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는 또 사람들이 전문가들의 지식을 간결하게 집대성 해놓은 자료집을 갖고 싶어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라일리는 독자들의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여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심도 있게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서출간 외에도 오라일리는 사파리와 오라일리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에서 기술서 선두 주자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오라일리 네트워크는 www.oreillynet.com, xml.com, www.perl.com 등을 포함한 온라인 기술 정보 사이트들의 광고 지원 네트워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기업 고객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은 ‘사설(private)’ 온라인 정보 사이트도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시도들 중에 첫번째는 이 기사를 읽고있는 여러분들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이트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후원하는 java.net입니다. 이 사이트와 관련된 제작, 컨텐츠 개발 및 웹로그와 기타 형태의 사용자 상호작용은 모두 오라일리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도 시간이 흐르면 일종의 구독자 층을 형성하는 사이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일종의 정규 구독자층이 형성된 사이트가 바로 사파리(Safari, safari.oreilly.com) 입니다. 필요한 레퍼런스들을 참고할 수 있게 꾸며놓은 온라인 도서관으로 O"Reilly, Addison-Wesley, Prentice-Hall, Peachpit, Cisco Press, Macromedia Press, Adobe Press 등을 비롯한 선도 출판업체들의 도서들을 모두 구비해놓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 출판사 Pearson에서는 ‘틈새 시장 개척’이라는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오라일리 사파리와 파트너 협정을 맺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더군요. 첫 발을 내딛기는 어렵지만 일단 한 시장을 장악하면, 곧 다른 시장으로의 확대 성장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바분야 온라인 출판을 타겟으로 자바 시장부터 선점하려 했습니다. O"Reilly, Addison Wesley, Prentice Hall에서 나오는 자바 책들을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 일단 괜찮은 자바 관련서는 거의 구비해놓았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이용자들은 그 사이트가 자바 분야의 책들을 참고하기에 아주 효율적인 사이트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바 개발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와 같은 서비스 체제를 구축해보기로 마음먹었지요. 초창기의 이와 같은 시도가 이제는 많은 성장을 이루어 현재는 거의 모든 컴퓨터 기술관련 분야를 아우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어떤 것이 있는지 알고싶다면 현재 사파리에 등록되어 서비스되고 있는 도서 목록들만 살펴봐도 됩니다. 이렇게 온라인북으로 구축된 우리의 컨텐츠는 고급 기술을 구성하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이루고 있으니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단순히 온라인 상에서 책을 볼 수 있다는 서비스를 넘어 더욱 다양한 내용과 구성으로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바랜치: 그렇다면 인쇄매체와 영상매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해집니다. 결국엔 모든 인쇄물이 영상물로 대체될 운명에 처해있다고 보십니까?

팀 오라일리: 글세요. 상이한 텍스트로 리로드 될 수 있는 ‘e-paper’로 된 책이 나오게 된다면 모를까… 그 전에 인쇄매체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소리죠. 도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다양한 종류에 작업에 적합하게 잘 발달되어 왔습니다. 다시 말해 책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 고유 형태보다는 책의 기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책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형태는 책마다 똑같겠지만 그 책의 용도는 참고서, 튜토리얼, 그냥 여흥을 위한 것 등등으로 제 각각 다를 수 있겠지요. 이와 같이 책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다른 매체를 통해 구현해낸다는 것은 전자 출판에 대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eBook 관련 노력들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물리적인 책과 똑같은 형태를 단순하게 재생산해내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낸 것이 영화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억지지요? 같은 이치입니다. 매체는 매체 고유의 가능성을 갖고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미 책이 제공했던 다양한 기능을 능가하는 eBook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MapQuest를 비롯하여 이와 비슷한 사이트들은 프린트된 지도를 능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글은 웹 상의 백과사전으로서, 아마존은 서지정보학의 완벽한 출처로 손색이 없을 정도니까요. 아마 에버퀘스트(Everquest)가 환타지 소설을 계승했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톰 클린시(Tom Clancy)처럼 미래의 작가들은 단순히 책만 쓰는 사람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창조해낸 스토리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 게임이나 영화 제작자로서도 명성을 날리게 될 것입니다.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또한 자신의 영화를 소설화 했으며 스타워즈 갤럭시와 같은 게임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렇게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한 이유는 이제 우리도 eBook이 가진 단순한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사파리에는 기술적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쌓여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사파리가 가진 잠재력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자바랜치: 이쯤에서 인터뷰를 대충 마무리해야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팀 오라일리: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에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는 진리를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이런 것들을 놓쳐서는 절대 안되죠. 많은 사람들, 심지어 아주 똑똑한 사람들조차도 CD나 PC로 전달되는 형태만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식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이죠. 하지만 실제 인터넷에서 언급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란 그런 것들만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표현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비껴나가게 된 것이 바로 그 예이죠. 인터넷 상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리눅스 위에 구축되었으며 오픈 소스를 사용하긴 합니다만 그 자체가 오픈 소스는 아닙니다. GPL과 같은 라이센스만 보아도 소프트웨어를 배포할 때마다 해야 할 일들을 일일이 열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마존에 사용된 코드가 오픈 소스는 아니지만 오픈 소스로 되었다고 해도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시스템의 가치는 소스 코드가 독점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데이터와 데이터에 영향을 미치는 다수의 사용자가 생성하는 네트워크 효과에 있습니다.

인터넷 영역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비용 감소 효과가 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픈 소스 기반 위에서 제품을 만들어내는 협력 커뮤니티의 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소프트웨어를 팔아서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그들의 시스템이 성장하게끔 사용자들을 다독이는 것으로 이윤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아마존에서 이 책, 저 책 도서검색을 하거나, 리뷰를 쓰는 것 등… 어떤 작업을 하든지 간에 아마존 서핑을 하고 다니는 동안 여러분은 아마존 사이트의 질과 유용성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웹 사이트에 링크를 걸 때마다 구글의 능력을 더해준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사소하게 여겨지는 모든 것들도 일련의 작업 프로세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3년이라는 긴 출시 사이클을 가지고 있지만 아마존과 구글은 매일 매일 업데이트 된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자바랜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식사하러 나가셔야죠!

팀 오라일리: 예, 이렇게 인터뷰 해주셔서 저도 영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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